딸과 함께 본 사랑의 하츄핑 관람 후기

주말에 둘째와 함께한 첫 애니메이션 영화관람기: "사랑의 하츄핑"

주말에 둘째와 함께 영화관에 다녀왔어요. 평소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아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반응이었답니다. 처음 "사랑의 하츄핑"을 보러 가자고 했을 때, 둘째는 “그런 유치한 건 왜 보냐”는 식으로 반응했죠. 자라면서 취향이 변하는 걸까요? 하지만 짧은 예고편을 보고는 바로 마음이 바뀌더군요. 바로 예매를 하고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https://youtu.be/_5dB80wATMA?si=DqW7OEDfTorTHgd-

사랑의 하츄핑 공식 예고편

 

하츄핑 세계관, 아빠의 시선에서 본 영화

사실 저는 하츄핑에 대한 세계관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지 않으니,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죠. 그런데도 영화를 보는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딸을 키우는 아빠라면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이 스며들어 있더군요.

극 중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로미 (출처: CGV)

 

극 중 로미는 이모션 왕국의 공주님으로 나오는데, 그녀는 운명의 티니핑을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추천해주는 티니핑은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로미의 마음에 드는 티니핑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하츄핑에 대해 알게 된 로미는 하츄핑을 자신의 티니핑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츄핑이 살고 있는 곳이 이미 암울하게 변해버린 곳이라, 로미의 주변 인물들은 모두 그 선택을 반대합니다. 그러나 로미는 굴하지 않고 직접 하츄핑을 찾으러 떠나게 되죠.

하츄핑은 정말 귀여워요 (출처: CGV)

로미와 하츄핑, 그리고 우정의 시작

하츄핑의 마음을 얻는 로미 (출처: CGV)

 

로미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하츄핑을 만나게 되지만, 하츄핑의 마음을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츄핑 역시 인간에 대해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로미는 끊임없는 정성과 설득으로 하츄핑의 마음을 열게 만들고, 결국 둘은 친구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느낄 수 있는 공감과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설득력 있는 빌런, 그리고 로미의 성장

악역으로 등장하는 트러핑

 

이 영화에서 빌런 역할을 맡은 티니핑(트러핑)도 설득력 있게 그려졌습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에서는 악역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생략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 배경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흑화된 티니핑의 서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악역에 대한 감정도 단순한 반감이 아닌 복합적인 감정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둘째는 이 트러핑이 무섭다고 하더라구요. 하긴 왕국 전체에 저주를 걸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로 묘사해야 하다보니 그 부분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섭고 위협적으로 느껴졌나 봅니다.

 

 

또한, 이 영화에는 로미를 돕는 왕자님이 등장합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주도적인 해결은 로미가 합니다. 디즈니의 '겨울왕국' 이후로 애니메이션에서 공주와 왕자의 역할이 변화된 것이 느껴졌어요. 이 영화에서도 로미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울고 웃는 영화

'사랑의 하츄핑'에 대한 흥미로운 평 중 하나가, 부모와 아이가 함께 극장에 가서 둘 다 울고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부모에게도, 특히 딸을 키우는 아빠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감동적인 포인트에서 부모는 자신을 투영하게 되고, 그 순간 눈물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러 극장에 왔을 때 처음에는 딸 아이의 기분을 위해 티니핑을 극장으로 보러 온 나의 모습이 한탄스럽기도 하겠지만, 그 속에는 사랑과 희생이 담겨 있으니 그 감정은 소중하다고 생각됩니다.

 

뮤지컬 같은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

또한, 중간중간 삽입된 OST의 품질이 뛰어났습니다. 마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애니메이션이지만, 뮤지컬처럼 감정이 깊이 전달되었어요. 요즘 극장 티켓값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도 많지만, 이 더운 여름날 시원한 극장에서 1시간 반 동안 공연을 감상했다는 생각을 하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이번 주말, 둘째와 함께한 영화 관람은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순수하고 진솔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소중한 시간을 자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랑의 하츄핑' 덕분에 둘째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 기쁩니다. 다음에 또 어떤 영화를 보러 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