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꼭 알아야 할 학교회계 예산 용어 :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
학교회계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학교에서 일하다 보면 “나는 수업만 잘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 세상 돌아가는 게 다 그렇듯, 뭔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어떻게 계획성 있게 쓸 건지 설득하는 작업도 중요하거든요. 이 돈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예산입니다.
처음 교직에 들어서서 예산 이야기를 들으면, 아마 머릿속이 하얗게 될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학교에서 예산을 어떻게 세우고 사용하는지 따로 배운 적이 없다 보니, 처음에는 행정실에서 퇴짜 맞기 일쑤였어요. 다행히 좋은 주무관님을 만나면 친절히 알려주시지만, 대부분 바쁘셔서 친절한 설명을 기대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도 시행착오 끝에 배운 예산 관련 지식을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아마 이 글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꼭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학교회계 예산의 기본: 도교육청 지침(공립학교 학교회계 예산편성 및 집행지침) 부터 읽어보자
우선, 학교에서 세우는 예산은 도교육청에서 발표하는 학교회계 지침을 참고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근무하는 충청북도의 경우, 2024학년도 공립학교 학교회계 예산편성 및 집행지침을 도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강사비, 출장비 같은 항목들을 어떻게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는지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예산을 세우는 데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죠.
https://www.cbe.go.kr/dept-24/na/ntt/selectNttList.do?mi=11255&bbsId=1601
파일을 통해 이번 2024학년도 학교회계로 강사비(직장교육 등 강사수당)를 어떻게 지급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보통 교사를 섭외할 경우 일반강사(2급)에 준하기 때문에 1시간 기본은 12만원, 1시간 초과는 6만원씩 계산한다. 예를 들어 2시간을 강의하면 1시간 기본+1시간 초과로 계산하여 18만원을 지급한다.
원고료는 어떻게 책정이 될까? 보통 1시간당 기준으로 하여 작성해야 하는 원고분량과 금액이 있다. 원고를 한글 HWP 형태로 작성하게 되면 시간당 5매 이상을 작성해야 한다. 그에 비해 파워포인트로 원고를 제출할 경우 시간당 10매 이상을 해야한다. 2시간 강의를 한다면 원고 작성을 요청받았다면 한글 HWP는 10매 이상을 작성해야 하며 파워포인트로는 20매 이상을 작성해야 기준에 부합된다. 이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 추가 작성을 요청받을 수 있다.
학생을 위한 예산 vs 학교를 위한 예산
예산을 사용할 때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사용 대상입니다. 학생이 대상이라면, 이 예산은 교육운영비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수업에 사용할 교구나 재료비, 혹은 대회 출전비 같은 경우 모두 교육운영비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 동아리 축제를 위해 예산을 편성한다면, 이것도 교육운영비로 볼 수 있죠.
예산을 사용하는 목적의 대상이 학생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일반운영비!
반면, 학생이 아닌 학교 운영 자체를 위한 비용이라면 일반운영비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때는 사무용품비, 연료비, 교직원 복지비 같은 항목들이 포함됩니다. 쉽게 말해, 학교의 ‘일반적인’ 운영에 필요한 경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반운영비의 종류로는 일반수용비, 운영수당, 연료비, 기타공공요금, 여비, 교직원복지비 등이 있습니다.
일반수용비가 가장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데 사무용품비, 인쇄비, 소모성물품 구입지, 비품수선비, 각종 사용료(소프트웨어 사용료 포함) 및 수수료, 시설물 소규모 수선비, 시설장비유지비, 청소용역비, 시설장비위탁용역비, 임차료, 각종 봉사료 등 학교운영에 소요되는 일반적인 경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의 주택을 임차할 경우 일반수용비로 잡을 수 있다. 최근에는 에듀테크 등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라이센스 항목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일반수용비의 각종 사용료로 예산을 잡아서 집행할 수 있다.
운영수당은 위원회 참석수당이나 심사수당, 강사수당 등이 있다. 강사수당과 관련해서 가장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여비이다. 강의 요청을 받았는데 여비 지급으로 해야 하는지 여비 부지급으로 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우선 강사수당에는 강사의 여비 등 부대경비가 포함된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여비부지급으로 해야 한다. 다만 규정에는 예외가 있는데 강사를 원격지에서 위촉하는 경우 (KTX나 비행기 등을 타야 이동이 가능한) 교통비, 식비, 숙박비를 예산범위 내(실비의 범위 내)에서 별도로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강사가 소속된 원소속기관에 여비 지급사실을 통지해야 이중 지급되지 않는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경비, 업무추진비
연수나 출장을 갔을 때 음료와 간식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 업무추진비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간식이나 음료를 구입한다. 사실 없을 때보다 있는 것이 좀 더 만족스럽고 다음에도 이런 출장이나 연수를 오고 싶어한다. 그래서 업무추진비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 필요한 예산이다.
일반업무추진비로는 학교 교육계획에 의한 주요 행사 및 각종 교육사업 등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용된다. 교직원 간담회, 학년별 협의회, 교과 협의회, 부서별 협의회, 학부모 협의회, 학교운영위원회 경비, 경조사비 등으로 집행할 수 있다. 대부분은 간식이나 식사 비용등으로 집행할 수 있지만 집행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명칭을 막론하고 회원으로 부담하는 회비 등은 업무추진비로 집행할 수 없다. 또한 교직원 송별회나 퇴임행사를 업무추진비를 사용해서 식사 비용을 집행할 수 있지만 전별금, 위로금, 기념품, 선물 비용 등은 업무추진비로 집행할 수 없다. 그래서 보통 친목회를 조직해서 친목회 회비를 모아 전별금, 위로금, 기념품, 선물 등을 주는 것이다.
예산 용어와 그 적용 방법
일반수용비: 사무용품 구입, 소모품 구입, 시설 수선비 등 학교 운영에 필요한 일반적인 경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사용료도 일반수용비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운영수당: 위원회 참석수당, 심사수당, 강사수당 등이 포함됩니다. 강사수당에는 강사의 여비가 포함되어 있어, 여비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다만, 강사를 먼 곳에서 초빙하는 경우 교통비나 식비 등을 실비 범위 내에서 추가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업무추진비: 연수나 출장 시 간식이나 음료 구입 등에 사용되는 예산입니다. 사실, 연수나 출장에서 간식이나 음료가 있으면 뭔가 더 만족스럽잖아요? 업무추진비는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만, 교직원 선물 비용이나 송별회 경비 등은 업무추진비로 집행할 수 없다는 점, 꼭 기억해 두세요.
비품구입비와 일반수용비를 구분하는 기준은?
비품구입비와 일반수용비를 구분하는 게 처음엔 참 헷갈립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학교에서 사용하는 물건 중 어떤 건 비품구입비로, 어떤 건 일반수용비로 처리해야 하는데, 도대체 그 기준이 뭘까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대체 기준이 뭘까. 답을 찾지 못한채 가만히 학교가 굴러가는 형편을 보니 비품구입비로 구입한 물건들은 뭔가 관리가 되고 있었습니다. 물품대장에 기록되어 학교에서 관리하는 물건에 포함되는 것이죠. 그래서 학교에서 관리하는 물건들은 언제 구입했는지 그리고 내용연수라고 해서 언제쯤 폐기(불용처리)를 하고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일반수용비로 구입한 물건들은 언제 구입했는지도 모르고 별다른 등록 절차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소모품을 구입해야 한다면 일반수용비로 구입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소모품이 아닌 물건은 비품구입비로 구입해야 한다.
소모품과 비소모품의 기준은 충청북도교육청을 기준으로 충청북도교육비특별회계 소관 물품관리 조례 제5조(물품의 분류)에 나와있는 부분을 참조해보자.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금액입니다. 보통 단가가 50만 원이 넘는 물품은 비품구입비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 경우 물품대장에 등록되어 학교 자산으로 관리됩니다. 반면, 소모품은 일반수용비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실에서 사용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는 소모품이니 일반수용비로 처리하면 됩니다. 그런데 비커 같은 경우는? 조금 애매하다면 역시 금액을 기준으로 처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됩니다.
학교회계를 알아두면 좋은 이유
학교회계는 몰라도 큰 문제는 없을 수 있지만, 알아두면 학교 운영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산을 잘 이해하고 관리하면,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산이 적절히 사용되어야 아이들에게 더 좋은 수업 환경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이 조금이라도 여러분의 학교회계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특히 예산 사용에 막막함을 느끼는 초임 교사분들에게 이 글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운영의 뒷면을 이해하고,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작은 첫걸음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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