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인의 삶(2006)'을 보고

Watch the moive 'The Lives Of Others(2006)' (Das Leben Der Anderen)






예전 무한도전에서 이 영화와 같은 제목으로 특집편을 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작품이기에 기대감이 컸다. 

과연 어떤 영화일까?


이 영화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1984년 동독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 전이다.

동독 정부의 예술인들을 향한 감청이 대대적으로 비밀리에 이뤄지는 그 시대를 배경으로 

감청원이자 비밀경찰인 게르트 비즐러가 예술가 드라이만을 감청하면서 

겪게되는 변화와 자아 찾기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1막에서 주요 캐릭터들의 성격을 나타낸다. 

감청을 하게 되는 비밀경찰 게르트 비즐러는 경찰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다.

예비 경찰들을 대상으로 취조를 가르치는데 취조의 대상을 인격이 아닌 하나의 물체로

하나의 목표물로 생각하는 비인간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그야말로 피도 눈물도 없이 국가에만 충성하는 캐릭터다.




예술가이자 극작가로 나오는 드라이만과 그의 애인이자 배우인 크리스타는 그런 비즐러와는 다른 성격의 인물이다.

철저히 자기 자신을 숨기고 사는 비즐러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오픈된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모습은 그런 면에서 차이가 있다.

크리스타는 예쁘고 육감적인 몸을 가졌는데 그런 그녀를 욕정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동독의 고위 관료 헴프가 나온다. 

동독의 주요 감시 예술가로 드라이만이 지목되면서 상부에서 그를 감시하라는 지령이 떨어진다.

그리고 비즐러는 때를 기다렸다가 드라이만의 집에 몰래 도청장치들을 설치하게 되면서 1막이 일단 마무리가 된다.



2막은 드라이만이 반정부 저항운동을 하게 되는 본격적 계기가 되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그가 존경하는 스승 알버트를 찾아가 이야기를 하는 씬이 나오고 그의 생일 파티에서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자네와 함께 할 수 없다 라는 동료 파울의 압박 그리고 생일파티에 찾아온 알버트와의 대화씬을 통해 어느 정도 일을 도모할 생각을 하는 쪽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 과정이 좀 지루하긴 하다. 인물과의 대화를 통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또 하나의 큰 축은 도청을 하고 있는 비즐러의 심경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집에서 하는 모든 대화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기록해서 상부에 보고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드라이만과 그의 연인 크리스타의 사랑도 '육체관계를 나눈 것으로 판단 됨' 이라고 기록할 만큼 (조선왕조실록 쓰는 줄) 철저하게 기록을 하고 있다. 이 감시작업이 얼마나 대단한지 24시간 내내 그것도 교대할 인원이 있을 만큼 조직적이다. 

단단한 바위도 물이 스며들면서 깨지듯이 비즐러의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는 피아노 연주와 시다. 드라이만의 피아노 연주 중에서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 라는 연주가 등장하는 시점이 알버트의 자살 소식을 듣고 난 후다. 존경하는 스승이 10년 가까이 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올라 아무런 창작 활동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끓은 것을 비통해하며 연주를 하는데 그런 그의 연주가 아무래도 비즐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런 비즐러가 달라진 것을 보여주는 씬이 바로 크리스타를 찾아가 대화를 하는 씬이다. 자신을 철저히 숨기고 관찰자, 방임자의 입장을 취하던 그가 직접 들어가 개입을 한 것이다. 크리스타는 헴프 장관으로부터 스폰서 제의를 받고 고민을 하던 중에 비즐러의 이야기를 듣고 스폰서를 포기하기로 한다. 스폰서 포기는 결국 또 다른 사건으로 이어지는데 그것은 3막에서 본격 진행된다.

3막의 가장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드라이만의 동독에서 공개하지 않는 예술가의 자살에 관한 원고다. 이 원고가 서독 언론에 기고가 되고 동독 정부에서는 그 발설자를 찾으려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다. 결국 동독 정부에서는 드라이만을 의심하게 되고 그를 끌고 가려는 순간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영화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비극적으로 끝나는 듯 하다.

결국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드라이만은 헴프로부터 도청에 관한 진실을 듣게 된다. 과거 동독 정부의 기록물을 열람하는 곳에서 드라이만은 자신을 도청했던 기록들을 모두 읽게 되고 비즐러의 존재를 알게 된다. 관객들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는데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영화 거의 끝나갈 때 알게 된다. 숨바꼭질 같은 영화다. 


영화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래 장면이다. 서로의 비밀을 감춰주려 할 때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크리스타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드라이만의 고독한 느낌. 드라이만의 비밀을 숨겨주었을 때 비즐러의 느낌. (이 사람들은 앞만 보고 사는 사람들인가)



이 영화는 마지막에 그것도 정말 마지막 장면에서 강하게 한 방 훅 들어오는 영화다. 바로 이 장면 말이다.



비즐러가 처음으로 '나' 라는 이야기를 했다. 


친구도 가족도 없이 오직 국가를 위해 일만 하던 그가 변한 장면이다.


이 장면이 더 의미가 있던 이유가 있다. 



1막에서 드라이만과 동독 고위 관료 헴프의 이야기가 나온다.


작품을 통해 인류애와 인간의 변화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이만을 앞에 두고


헴프는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냉소적인 말을 던진다. 


그에 대한 답변이 바로 비즐러가 아닐까






결국 이 작품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술을 통한 인간의 변화, 자유를 향한 열망 등의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주제의식을 잘 드러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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